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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화 작업

여행이바구

by 세팔 2010. 10. 1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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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기다린다고 기분 좋았던 ACL (Austin City Limits)에 갔다 옴.

맨날 달리던 곳이라 가보면 알겠지하고 갔다가 집회장소를 못찾아 잠시 헤멤.
그러나 시작은 Balmorhea!
40분간의 공연. 마지막까지 깔끔하게 장식해주는.
바이올린, 첼로, 콘트라베이스, 키보드, 드럼의 조화는.
우연히 인터넷에서 듣게 되어 좋아하게 된 애들이었는데, 운좋게 얘들이 오스틴 애들이라니 언제 또 기회를 봐 가봐야할 대상.
(무조건 앞에가서 듣겠다고 옆으로 쳐들어가 나오지 않은 사진 각도)

다음은 Basia Bulat
토론토에서 활동한다고 하는 가수.
그 시간엔 딱히 아는 사람이 없어 웹사이트에서 공연가수들 곡을 들어보던 중 귀에 꽂혀서 참석.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사람도 그닥 없어 맨 앞에서 들을 수 있었슴.
포크를 기초로 한 곡들을 파워풀하게 불러댐.
이때 부터 내 모가지가 끄떡이기 시작함 - 장단타기.
참했다.

그러고는 잠시 밥먹고 쉼
공연장인 공원전체가 이런 분위기.
날씨는 땀이 찔찔나게 덥고 (30도는 너뿐히 넘었으리라), 웃통벗고 설치거나 맨발로 댕기는 놈들도 꽤됨.
음식들은 대체로 비쌌지만 몇개 주워먹고..

드뎌, Two Door Cinema Club.
ACL에 가고자 만든 장본인. (이전에 한번 여기에 포스팅한 그룹).
원래 드러머가 없는 그룹인데, 라이브를 위해 드러머를 뎃고 온건지, 드러머를 들인건지 모르겠으나..
그 정신없는 드럼을 쳐대는 드러머 대단.
아일랜드 그룹이라 뭔가 깔끔한 기분도 들었지만, 더운날씨에 밴드도 정신이 없이.

공연에서 중요한 건 밴드도, 음향도 물론이지만, 바로 옆에 앉은 (내지는 이번경우는 '선')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
내 옆의 놈들. 얘들도 광팬인지 인트로 들어갈때 부터 '앗, 이곡이다'고 반응하면서 몸과 팔을 흔들어 대는데. 이런 놈들이 옆에 있으주면 공연이 신난다. (지난번 팻 매쓰니 동경 공연 때도 양쪽 옆에 앉은 젊은 여자와 나이 좀 먹은 아저씨.. 나랑 셋이서 조용히 다리를 흔들어 대면서 -아주 정적으로, 아주 조용히. 생각해 봐라. 거기는 일본이다, 오스틴이 아니다.. - 정신없이 흥이 났던 기억이..)
이놈들 그러고는 뒤를 돌아보며 사람들이 뒤에 가득찬 걸 (머 통로가 막힌 것 같더군..) 보고는 자기들 좋아하는 그룹에 사람들이 많이 모인 걸 보고는 아주 좋아한다. Two door cinema club 자신들은, 아직 1집 밖에 안낸 그룹이라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할 줄 몰랐다'거나 수시로 '우리는 two door cinema club이라고 합니다'라고 소개를 하더군

(열심히 찍어주신 뉜지 모르는 분 감사. 나는 화면의 오른쪽 상당히 앞부분에 위치했음)
(공연후 사인하고 있는 Two door cinema club멤버들)
여튼 카시와에 살 때, 자전거 타며 신나게 들었던 What you know를 쌩연주로 듣고, '아오아아오'로 시작하는 I can talk로 끝내주니 그 더운 오후 2시에 폴짝거리느라 오만상 땀범벅.

Broken bells와 The Temper Trap (얘들은 공연내내 음향하는 애들과 먼가 안맞는지 곡에 집중을 못하드만)를 듣고는
공원을 거닐음.. 오후되니 사람들이 터져나가 더구만.
나도 맨발로 좀 거닐어 주고 (아침 부터 저녁까지 계속 걷거나 서있거나 였다.. 정말 빡셈. 그 와중에 애를 가방에 메고 댕기는 애 아빠들 보면 대단..)

저녁밥도 먹어줌. 그러고는 8시반부터 시작하는 뮤즈 공연을 위해 7시 반부터 공연장에 가서 서서 기다림...
피곤한 것도 더운 것도 괜찮은데.. 꾸리한 담배냄새 만큼은 참지를 못함.
인간들 담배를 왜이리 펴대고, 담배냄새가 왜이리 꾸리한지. 공연장을 금연화 하라 공연장을 금연화 하라!!!
그리고 저쪽에선, 이동네 애들한테 유명한 Death Mau5가 쿵짝거리며 공연 (멜로디는 없고 오로지 비트만 있는 애들 같이 들림)

여튼 8시반 드뎌 뮤즈의 등장과 광분한 사람들.
그리고 시작은 Uprising... 오호호 이곡으로 시작해 주다니..

(부지런한 누군가가 벌써 올려놔 주셨구먼..)

사람들은 사실 그냥 일반적인 것에 지나지 않고 지극히 퍼블릭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걸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 즐거워한다. 예를 들어 별자리 점 같은 것도 그런 것이리라.

Uprising은 물론 좋은 곡이라 무척이나 들은 곡이지만.
작년 11월 슬로베니아에 방문했을 때 친하게 지내던 젊은 교수의 차를 얻어타고 루브랴냐를 거닐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곡. 여기와서 맞이한 내 생일. 이동네 녀석과 밤중을 헤메다가 집으로 들어오는 길. 녀석의 차에서 흘러나오는 곡에 맞추어 둘이서 고래고래 노래부르던 곡이다.
그걸로 시작을 해준다.

물론 콘서트에서는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고래고래다. 'They will not force us~'
낮에 공연중 풍선을 첨보았을 때, '뭐야 풍선도 하나 관리 못하고?' 이랬는데, 점점 이게 광고구나.. 하고 깨달음. 
물론 공연 중 흥을 돋우기 위함이기도 함.
뮤즈쯤 되니 쏟아지는 풍선의 크기와 수량이 장난이 아님..
뮤즈의 베이스. 포스가 대단함. 물론 그 뿐만 아니라 어떤 다른 밴드에서도 본 것 같다만, 하반신 절대 움직이지 않으며 무게 중심 연주중 흐트러지지 않음. 다리가 꼿꼿이 바위가 된듯 딱 고정. 남들은 온몸을 움직이며 연주하기도 하지만, 리듬은 머리로만 타는 듯.

또하나의 개인화.
뮤즈의 마지막곡은..
내가 뮤즈를 처음 좋아하게 되었던 곡.

(이건 내가 찍은것.)

곡명적으면 동영상과 링크될까바 적지는 않지만.. 어딘가 이 블로그에서 포스팅할때 썼던 곡인데, 찾아지지가 않는다.
콘서트에서는 앨범과는 다르게, 엔리오 모리꼬네의 man with harmonica의 곡을 인트로로 (하모니카는 베이시스트가 연주) 쓰다가 Knights of Cyd... (결국은 쓰는군. 다는 아니지만)로 넘어가는 버젼을 불러주더군. 크하~.

여튼.
대략 마치고 나오는데, 대체 사람이 몇명이나 있는건지..
멀찌기 세워둔 자전거 타고 사뿐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일본에서도 후지록이니 섬머소닉이니 해도, 20대에 관심한번 안가지던 내가, 30훌쩍 넘어 이러고 있는건..
토요일이라는 것과, 단지 자전거 타고 10분만 하면 와지는 공원에 뮤즈니 two door cinema club이니가 왔다는 게 핑계이리라.

물론.
이런 서양식 공연도 기분 좋지만,

삶은 밸런스.
아래와 같은 우리네 공연도 잊지는 말아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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