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산
10년단위이다. 그러니 2009년이었을 듯. 카시와에 처음 가서 그 동네의 빈산들을 보며 시간을 보내었던 건. 달리기도 하고 바라보기도 하였지만, 근원적인 질문은 '내가 여기 왜 있는가?'가 아니었을까? 정태춘씨의 콘서트에 갔다가 와서 반복되는 노래. 왜 그리 처연했을까? 닫고 있던 게 열린 것인지, 예전 서랍을 열듯 다시 꺼내어 보는 감정인 것인지. 그 동안 당신들의 음악을 아끼고 사랑해 주어 고맙다는 편지글에. 20대의 설익음이고, 30대의 걱정이었고. 불혹의 40이라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수도 있을 터인데. 어딘가 불안정해 보이고 곱게 늙은 듯한 정태춘씨의 노래로만 나타난 감정에. 아니라고 아니라고 이젠 더이상 아니라고 부정은 했지만, 그 때 그 내가 어디 저 뒤에 숨어 있다가. 차곡차곡 겹쳐지는..
내가 만든 미디어
2019. 5. 12. 23:16